쌀국수 나라에 별이 11개, 베트남 파인다이닝
미슐랭 2026 베트남 역대 최다 11개 별, 한국 셰프 베트남 첫 한식 미슐랭 별• 길거리 음식과 고급 다이닝의 공존
베트남 음식 하면 쌀국수와 반미를 떠올리는 시대는 지났다. 2026년 미슐랭(Michelin) 가이드 베트남판이 6월 4일 하노이에서 발표됐다. 별 1개 레스토랑이 11개로 역대 가장 많았다. 처음 가이드가 나온 2023년(7개)에서 불과 3년 만에 11개가 됐다. 총 193개 레스토랑이 가이드에 올랐고 그 중 23개가 신규였다. 가장 주목을 끈 것은 하노이의 한국 식당 온빗(ONVIT)이었다.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미슐랭 별을 받은 한국 음식점이 됐다.
① 별 11개의 의미 - 베트남 음식이 세계 기준에서 인정받다
미슐랭 가이드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레스토랑 평가 기관이다. 별 1개도 받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베트남이 미슐랭 가이드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23년이었다. 당시 7개 레스토랑이 별 1개를 받았다. 2024년 9개, 2025년 9개를 거쳐 2026년에 11개가 됐다. 이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베트남 음식이 세계 수준의 평가 기관으로부터 점점 더 높은 인정을 받고 있다는 신호다.
2026년 새로 별을 받은 두 곳이 특히 주목받는다. 하나는 하노이의 온빗(ONVIT)이다. 한국계 셰프 지준혁(Chi Joon Huk)이 이끄는 이 레스토랑은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미슐랭 별을 받은 한국 음식점이 됐다. 한국 식재료와 베트남 현지 재료를 결합한 코스 요리가 심사위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다른 하나는 호찌민의 업스테어스(Upstairs)다. 셰프 히엡 쯔엉이 중부 베트남 음식에서 영감을 받은 현대적 코스 메뉴를 내놓는 작은 레스토랑이다.

② 2026년 미슐랭 별 11개 레스토랑 - 어떤 곳들인가
하노이에는 지아(Gia)·히바나 바이 코키(Hibana by Koki)·탐 비(Tam Vi)·온빗(ONVIT) 4개가 있다. 지아는 현대적 방식으로 재해석한 베트남 전통 음식을 내놓는 곳이다. 계절 식재료를 중심으로 하는 코스 메뉴가 특징이다. 히바나 바이 코키는 일본식 철판구이(데판야끼) 전문으로 카펠라 호텔 지하에 14석 규모의 작은 공간이다. 탐 비는 베트남 가정 음식을 고급스럽게 재현한 곳이다. 온빗은 앞서 소개한 한국계 셰프의 한국-베트남 퓨전 코스 요리 레스토랑이다.
호찌민에는 아난 사이공(Anan Saigon)·아쿠나(Akuna)·라 메종 1888(La Maison 1888)·로열 파빌리온(The Royal Pavilion)·시엘(CieL)·코코 다이닝(Coco Dining)·업스테어스(Upstairs) 7개가 있다. 아난 사이공의 셰프 피터 팜은 베트남 길거리 음식을 파인다이닝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반미·분보후에·껌 같은 평범한 음식이 접시 위에서 예술 작품이 된다. 다낭에는 라 메종 1888이 있다. 100년이 넘은 프랑스 식민지 시절 저택을 개조한 공간에서 프랑스 고급 요리를 내놓는다.
③ 파인다이닝과 길거리 음식 - 베트남 식문화의 두 기둥
베트남 미슐랭 가이드가 흥미로운 이유는 별 레스토랑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이드에는 "빕 구르망(Bib Gourmand)"이라는 범주도 있다. 품질이 좋으면서 가격이 합리적인 곳에 주어지는 인증이다. 베트남에서는 빕 구르망에 오른 곳 중 상당수가 길거리 음식이나 작은 노점·동네 식당이다. 미슐랭 심사위원들이 하노이 골목의 분짜 가게, 호찌민 쌀국수 노점, 다낭 시장 안 반미 가게를 직접 다니며 평가한다. 베트남 음식 문화에서 파인다이닝과 길거리 음식은 위계가 없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훌륭하다. 이 두 가지가 공존하는 것이 베트남 음식 문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한국 교민들에게 파인다이닝은 이제 특별한 날의 선택지가 됐다. 하노이 타이호 지구와 호찌민 1군·3군에 고급 레스토랑들이 집중돼 있다. 미슐랭 별 레스토랑에서 코스 요리를 먹는 비용은 1인 기준 150만~500만 동(한화 약 8만~27만 원) 수준이다. 예약은 필수이며 일부 레스토랑은 한 달 이상 대기가 있다.
★ 편집부 한 마디
베트남 파인다이닝이 성장하는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베트남 중산층이 늘면서 경험을 위해 돈을 쓰는 소비자가 생겼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해외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젊은 베트남 셰프들이 자국 음식의 가능성을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베트남 음식을 "싸고 맛있는 것"으로만 봤던 시각이 바뀌고 있다. 온빗의 한국계 셰프가 베트남 첫 한식 미슐랭 별을 받은 것도 이 변화 속에서 가능한 일이었다.
출처: Michelin Guide "MICHELIN Guide Vietnam 2026 adds 23 new dining destinations" (2026.06.04) · VietnamNet "Michelin Guide Vietnam 2026 adds 23 new dining destinations" (2026.06.05) · Jetset.my "MICHELIN Guide Vietnam 2026: 11 Starred Restaurants" (2026.06) · Izitour "Michelin Star Restaurants in Vietnam 2026" · Michelin Guide "Full list MICHELIN Stars Vietnam 2025" (2025.06.05) · Michelin Guide Vietnam 2025 Official Press Rele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