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쪼개면 연료가 된다 - 베트남이 그리는 2050년 수소 경제
결정 제165/QD-TTg호(2024.2.7)·2030년 10만~50만 톤·2050년 1,000만~2,000만 톤 목표·메콩 델타 4개 성 그린수소 프로젝트 동시 착공
수소는 지구에서 가장 흔한 원소다. 그런데 순수한 수소 기체는 자연에 거의 없다. 물(H₂O)이나 천연가스(CH₄) 같은 화합물 안에 묶여 있다. 이것을 꺼내는 방법에 따라 수소의 색깔이 달라진다. 석탄이나 천연가스를 태워서 만들면 탄소가 나와 "회색수소"·"갈색수소"라고 부른다. 반면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만든 전기로 물을 쪼개면 탄소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이것이 "그린수소"다. 베트남이 지금 이 그린수소에 베팅하고 있다. 2024년 2월 총리 결정 제165호로 수소 에너지 국가 전략을 공식 선언했다. 2050년까지 연간 1,000만~2,000만 톤의 수소를 생산해 국가 에너지의 약 10%를 수소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① 수소 에너지, 쉽게 이해하기 - 왜 차세대 연료인가
수소를 연료로 쓰면 전기를 만들 때 나오는 부산물이 물뿐이다. 탄소가 없다. 그래서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 철강·시멘트·화학·정유 산업에서 "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전기로는 대체하기 어려운 고온 공정·장거리 선박·항공기 연료로도 쓸 수 있다. 세계 수소 위원회는 2050년 세계 수소 시장이 연간 2조5,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지금 그린수소 생산 비용이 아직 비싸다는 것이다. 베트남석유연구소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그린수소를 만드는 비용이 기존 회색수소의 1.3~2.1배다. 이 비용 격차를 좁히는 것이 그린수소 산업의 핵심 과제다.
베트남은 현재 회색수소를 연간 약 50만 톤 생산하고 있다. 대부분 비료 제조(연간 31만6,000톤)·정유 공장(둥꽛 3만9,000톤·응이선 13만9,000톤)에 쓰인다. 그린수소는 아직 상업 생산이 없다. 그런데 베트남은 그린수소 생산에 필요한 재생에너지(태양광·풍력)가 풍부하다. 해안선이 3,260킬로미터로 해상 풍력 잠재력이 크고 일조량도 충분하다. 이것이 베트남이 그린수소 허브를 꿈꾸는 이유다.
② 베트남의 수소 국가 전략 - 2단계 목표
2024년 2월 7일 레반탄 총리가 서명한 결정 제165/QD-TTg호가 베트남 수소 에너지 발전 전략의 공식 출발점이다. 전략은 두 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2030년까지)는 재생에너지와 탄소 포집 공정을 활용한 수소 생산량을 연간 10만~50만 톤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상업 대규모 생산보다 기술 파악·시범 사업·인프라 기반 구축이 목표다. 2단계(2050년까지)는 연간 1,000만~2,000만 톤 생산 체계를 완성해 국가 최종 에너지 소비의 약 10%를 수소로 충당하는 것이다.
수소를 어디에 쓸 것인가도 전략에 담겼다. 첫째, 발전이다. 2050년까지 수소 발전 용량이 약 3만7,000메가와트에 달할 것으로 계획됐다. 기존 천연가스 발전소에 수소를 섞어 태우는 방식(혼소)으로 시작한다. 둘째, 산업이다. 철강·시멘트·화학·정유 공장의 탈탄소화에 수소를 쓴다. 셋째, 수출이다. 베트남이 생산한 수소와 그린암모니아를 일본·한국·유럽에 수출하는 그림이다. 일본이 한국·덴마크와 함께 베트남 수소 협력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다. 베트남-일본 수소 협력 양해각서가 2024년에 체결됐다.
③ 메콩 델타가 그린수소 첫 번째 거점이 된 이유
베트남 산업통상부가 그린수소 프로젝트 추진 지역으로 지목한 메콩 델타 4개 성이 있다. 짜빈성·벤쩨성·박리에우성·띠엔지앙성이다. 이 지역들이 선택된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태양광이 풍부하다. 메콩 델타는 연간 일조 시간이 길고 평지가 넓어 대규모 태양광 발전이 유리하다. 둘째, 해안 풍력 자원이 있다. 메콩 델타 남부 해안선이 동해와 타이만을 모두 접하고 있어 풍력 발전 조건이 좋다. 셋째, 수출 인프라다. 메콩강이 바다로 나가는 지점에 항구가 있어 생산한 수소와 암모니아를 선박으로 수출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앞서 나간 것이 짜빈성 그린수소 프로젝트다. 베트남 기업 그린솔루션그룹(TGS)이 2023년 3월 착공해 연간 2만4,000톤 생산 용량의 베트남 최초 메콩 델타 그린수소 시설을 짓고 있다. 총 투자액 3억2,770만 달러(한화 약 4,400억 원)이며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금융을 지원한다. 2027년 완공 목표다. 중부 해안 빈딘성에서도 풀미투자그룹이 450~500메가와트 규모로 연간 약 2만 톤 생산을 2026년에 시작하고 2035년까지 2,000메가와트·연간 16만 톤으로 확장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④ 목표는 크고 현실은 아직 초기다 - 솔직한 평가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수소 전략이 방향은 맞지만 아직 상업화까지 넘어야 할 고개가 많다고 평가한다. 세 가지 도전이 있다. 첫째, 비용이다. 그린수소 생산 비용이 회색수소보다 1.3~2.1배 비싸다. 태양광·풍력 발전 비용이 더 낮아져야 그린수소가 경쟁력을 갖는다. 둘째, 규정이 없다. 투자 지침·인센티브·안전 기준·운반 규정이 아직 정비되지 않았다. 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셋째, 구매자가 없다. 수소를 만들어도 사줄 산업 고객이 확보돼 있지 않으면 사업성이 없다. 전문가들은 "생산 먼저가 아니라 수요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 기업에게 어떤 기회가 있는가. 한국은 수소 경제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수소 연료전지차·포스코의 수소 환원 제철·한화의 태양광-수소 연계 기술이 베트남에서 쓰일 수 있다. 한국가스공사·한국수력원자력도 베트남 수소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 규정 정비·인프라 구축·기술 이전 단계에서 한국의 경험이 베트남에 필요하다.
★ 편집부 평가
2050년 연간 1,000만~2,000만 톤. 베트남이 선언한 수소 생산 목표는 작은 숫자가 아니다. 지금 연간 50만 톤인 회색수소 생산을 40배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쉽지 않다. 그러나 불가능하지도 않다. 메콩 델타의 태양광·남부 해안의 풍력·긴 해안선을 통한 수출 인프라가 베트남에는 있다. 지금은 짜빈성 3억2,770만 달러짜리 첫 번째 공장이 공사 중인 초기다. 이 첫 번째 공장이 성공하면 투자자들이 몰려올 것이다. 베트남 수소 경제는 2026년 지금 막 첫 삽을 뜨고 있다.
출처: GH2.org/ISA-GHIC "Vietnam hydrogen: Tra Vinh Green Hydrogen TGS 24,000MT/yr $327.7M 2yr Mekong Delta first facility March 2023" · Decision 165/QD-TTg Feb 7 2024 "100,000-500,000T/yr by 2030; 10-20M T/yr by 2050; ~10% final energy" (multiple legal sources) · VietnamNet "Binh Dinh Phu My 450-500MW 20,000T/yr 2026-2030 scale 2,000MW 160,000T/yr 2035" · SolarQuarter/SPGlobal "Tra Vinh Ben Tre Bac Lieu Tien Giang 4 Mekong Delta provinces MoIT selected" · VPI/MOEIT "current grey hydrogen 500,000T/yr fertilizer 316,000T Dung Quat 39,000T Nghi Son 139,000T" · VPI "green hydrogen cost 1.3-2.1x grey hydrogen" · CEI VinUni "Decision 165 100,000-500,000T 2030 10-20MT 2050 net zero alignment" (2026.09) · ESP.org.vn/Reccessary "demand before supply 6 priorities hydrogen development" (2026.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