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한국어 오늘은 중국어 - 취업이 외국어 시장 바꾸고 있다
한국어 시험 응시자 약 8만5,000명(2025년)·중국어 시험 응시자 14만6,000명(2025년·세계 1위)·중국 기업 진출로 중국어 취업 수요 2년 만에 95% 폭증
2020년 베트남 외국어 교육 시장에서 한국어는 단연 주인공이었다. K팝·K드라마·삼성·LG 취업. 한국어를 배우면 더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베트남 젊은이들을 한국어 학원으로 이끌었다. 그런데 2026년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코리아타임즈가 9월 17일 보도한 것처럼 중국어가 빠르게 한국어를 추격하고 있다. 하노이국립대학교 외국어대학의 2026학년도 외국어 전공 입학 커트라인에서 영어(25.92)와 중국어(25.65)가 한국어(24.3)와 일본어(23)를 앞질렀다. 베트남 젊은이들이 취업 시장을 보고 언어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① 한국어 - 여전히 강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다

먼저 한국어의 현재 위상부터 보면 여전히 강하다. 코리아중앙데일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베트남의 해외 한국어능력시험(TOPIK) 응시자가 약 8만5,000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한국어는 현재 베트남의 85개 대학에서 가르친다. 한국 대학에 재학 중인 베트남 유학생은 코리아타임즈 2026년 8월 보도 기준 7만5,198명으로 외국인 유학생 중 최대 규모다.
제도적 뒷받침도 강화됐다. 2025년부터 한국어능력시험 3급 이상 점수를 베트남 대학 입시에서 외국어 성적으로 공식 인정한다. 세계에서 홍콩에 이어 두 번째다.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쓰는 직원은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급여가 높다. 한국어 교육 기관 자료에 따르면 한국어 3급 이상이면 졸업 직후 월 1,500만~2,500만 동(한화 약 78만~129만 원)을 받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으며 평균 대비 30~50% 높은 급여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도 왜 중국어가 치고 올라오는가.
② 중국어의 반격 - 14만6,000명·세계 1위·취업 수요 2년 만에 95% 폭증

중국어능력시험(HSK) 응시자가 베트남에서 2025년 기준 14만6,000명을 기록하며 세계 1위가 됐다. 한국어 응시자(약 8만5,000명)의 약 1.7배다. 중국어 전문 인력 수요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2년 만에 95% 폭증한 것이 직접적인 이유다. 중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대규모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노이·빈증·박닌에 중국 제조업체들이 공장을 짓고 있다. 중국산 전자제품·태양광 패널·전기차 부품이 베트남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중국어를 쓰는 관리자·통역사·영업 담당자 수요가 폭발했다.
베트남 정부도 이 흐름을 제도로 뒷받침하고 있다. 2024년부터 초등학교에서 중국어를 선택 외국어로 가르칠 수 있게 됐다. 중국어능력시험 3급 이상이면 고등학교 졸업시험 외국어 과목을 면제해준다. 코리아타임즈가 전한 것처럼 하노이국립대학교 외국어대학 2026학년도 커트라인에서 중국어(25.65)가 한국어(24.3)를 앞선 것은 이 변화를 숫자로 보여주는 신호다. 코리아타임즈에서 인터뷰한 하노이대학교 부티타오 씨는 중국어를 공부하는 이유로 "중국 기업들이 베트남에 빠른 속도로 진출하면서 중국어 화자 시장이 크게 열렸다"고 말했다.
③ 두 언어는 다른 수요 구조를 가진다 - 경쟁이 아니라 공존
한국어와 중국어가 베트남 외국어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요 구조가 다르다. 한국어 수요의 원천은 세 가지다. 첫째, 삼성·LG·현대 등 한국 기업 취업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수가 9,000개를 넘었다. 둘째, 한국 유학이다. 매년 베트남에서 수만 명이 한국 대학·어학원을 목표로 한국어를 배운다. 셋째, K팝·K드라마·K뷰티 팬덤이다.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와 배우의 대사를 직접 이해하고 싶은 문화적 수요가 있다.
중국어 수요의 원천은 다르다. 첫째, 중국 기업 취업이다. 중국 제조업·물류·무역 회사들이 베트남에 쏟아져 들어오면서 현장 관리자·통역사·영업 담당자를 빠르게 필요로 하고 있다. 둘째, 중국과의 교역이다. 베트남 수출입의 상당 부분이 중국과 연결돼 있고 이 분야에서 일하려면 중국어가 필수다. 한국어가 문화와 취업을 함께 끌어안는 반면 중국어는 순수하게 경제적 이유로 배우는 비율이 훨씬 높다. 두 언어가 사실상 서로 다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④ 한국어 교육 시장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중국어의 부상이 한국어 교육 시장에 경고 신호를 보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어가 한국어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 한국어가 가진 K팝·K드라마 팬덤이라는 문화적 뿌리는 중국어에 없는 고유한 자산이다. 관건은 한국어가 "취업 언어"로서의 입지를 더 확실히 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쓸 수 있는 직원에게 실질적인 급여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종학당이 한국어 교육을 확대하는 동시에 한국어 3급 이상 취득자와 한국 기업을 연결하는 취업 플랫폼을 강화하면 한국어의 경제적 가치를 더 눈에 보이게 만들 수 있다. 코리아타임즈 8월 보도가 주목한 것처럼 베트남 최상위권 학생들이 반도체·인공지능·데이터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유럽 대신 한국을 선택하는 새로운 흐름도 한국어의 미래를 밝히는 신호다.
★ 편집부 평가
베트남 외국어 시장의 변화는 베트남 경제 지형의 변화를 그대로 반영한다. 중국 기업이 많이 들어올수록 중국어 수요가 늘고 한국 기업이 많이 들어올수록 한국어 수요가 유지된다. 한국어와 중국어는 지금 베트남 청년들의 취업 계획서에서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다. 두 언어 모두를 배우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이것은 한국과 중국이 베트남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증거다.
출처: Korea Times "From Korean to Chinese: Vietnam language learners follow the jobs — HSK 146,000 takers world no.1 2025 cutoff Chinese 25.65 Korean 24.3" (2026.09.17) · Korea JoongAng Daily "Vietnam officially recognize TOPIK scores university admissions TOPIK takers 85,000 overseas largest" (2026.02) · Korea Times "Vietnam top students choosing Korea: 75,198 enrolled Korea semiconductor AI data" (2026.08.17) · eChinese Learning "Vietnam HSK 146,000 world no.1 2025 demand +95% 2023-2025 Chinese primary optional 2024 HSK3 exempt graduation" (2026.09) · Seoul Economic Daily "Vietnam adopts TOPIK second country after Hong Kong 2025" (2026.02) · Vietnam.vn "TOPIK July 2026 1,000 candidates Korean 3급 salary 15-25M dong/month +30-50% premium (education institution data)" · Seoulz "Korean Language Industry TOPIK Vietnam 85 universities" (202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