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베트남 편의점에서 가장 잘 팔린 생수는 500동짜리 로컬 브랜드였다. 지금은 3,000동짜리 수입 미네랄 워터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생수 하나의 변화가 베트남 소비 시장 전체의 변화를 보여준다. 베트남 노동사회부(MOLISA) 공식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중산층이 2023년 전체 인구의 13%(약 1,300만 명)에서 2026년 26%(약 2,657만 명)로 3년 만에 두 배가 됐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중산층 성장 속도다. 이 2,657만 명이 무엇을 사고 싶어 하는지가 지금 베트남 소비 시장의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①  베트남 중산층이란 누구인가

베트남 노동사회부(MOLISA)의 공식 중산층 정의는 단순히 소득 수준만 보지 않는다. 안정적인 소득을 바탕으로 기본 생존을 넘어 교육·의료·주거·여가에 지출할 여유가 있는 계층을 중산층으로 본다. 이 기준에 따르면 중산층은 2023년 인구의 13%(약 1,300만 명)에서 2026년 26%(약 2,657만 명)로 3년 만에 두 배가 됐다. 중산층이 가장 많이 집중된 곳은 호찌민시와 하노이다. 하노이의 경우 월 소득 2,000만~2,999만 동 구간 가구가 가장 두꺼운 층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지금 중요한 변화는 다낭·하이퐁·껀터·빈증 같은 2차·3차 도시에서도 중산층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 시장이 더 이상 두 대도시에만 머물지 않는다.

여기에 세계은행의 공식 평가가 더해졌다. 세계은행은 2026년 7월 1일 자로 베트남을 하중위 소득국에서 상중위 소득국으로 공식 재분류했다. 2025년 베트남의 1인당 국민총소득이 4,970달러를 기록해 세계은행의 상중위 소득국 진입 기준인 4,636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로써 베트남은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와 나란히 상중위 소득국 반열에 올랐다. 이 승격은 베트남을 바라보는 외국 기업·투자자의 시각을 바꾸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다.

■ 참고: 맥킨지의 다른 시각  맥킨지는 2021년 보고서에서 중산층의 정의를 "하루 11달러 이상 지출하는 소비 계층"이라고 하여 더 넓은 기준을 사용했다. 이 기준에서는 2021년 이미 인구의 40%가 해당 계층에 속한다고 분석했다. 이것은 노동사회부(MOLISA)의 중산층 정의보다 훨씬 낮은 진입 기준이다. 두 수치는 서로 다른 정의에서 나온 것으로 직접 비교할 수 없다. 이 기사에서는 베트남 공식 기관인 노동사회부(MOLISA) 기준을 따른다.

 

②  무엇이 달라졌는가 - 가격이 아니라 가치를 본다

베트남 중산층의 등장이 가져온 가장 큰 소비 변화는 판단 기준이 바뀐 것이다. 씨미고(Cimigo) 2026년 소비자 동향 보고서는 이것을 "가격 우선에서 가치 우선으로의 전환"이라고 표현한다. 가장 싼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격에 걸맞은 품질인가"를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47%의 소비자가 식품을 살 때 가격보다 품질과 안전성을 먼저 본다. 유기농·무방부제·원산지 표시가 있는 제품이 더 잘 팔린다. 브랜드 신뢰도가 구매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됐다.

중산층이 가장 빠르게 늘리는 지출 분야는 네 가지다. 첫째는 교육이다. 자녀 영어 유치원·코딩 교육·악기 수업·해외 어학연수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둘째는 건강이다. 건강기능식품·프리미엄 체육관·정기 건강검진이 가계 지출의 새로운 고정 항목이 됐다. 셋째는 여가와 여행이다. 해외 자유 여행을 선호하고 경험에 돈을 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넷째는 프리미엄 식품과 외식이다. 안전하고 품질 좋은 식재료에 더 많은 돈을 낼 의향이 있다. NielsenIQ 조사에서는 72%의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고 26%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을 우선순위로 꼽아 소비가 더 신중하고 계획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③  한국 기업에게 어떤 기회가 열리는가

베트남 중산층이 원하는 것이 한국이 잘하는 것과 정확히 겹친다. 교육·건강·식품·유통 네 분야다.

교육 분야에서 한국어 학습 수요가 베트남에서 폭발하고 있다. 세종학당 수강 대기자가 수백 명이고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가 동남아 1위다. 삼성·LG 등 한국 기업 취업을 위한 한국어 교육이 중산층 자녀들 사이에서 인기다.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한국 홍삼·유산균 제품이 "프리미엄 한국 제품"이라는 신뢰 이미지를 갖고 있다. 식품 분야에서는 농심 신라면·삼양 불닭볶음면·비비고 만두·오리온 초코파이가 베트남 마트 진열대에서 이미 자리를 잡았다. GS25·CU 같은 한국 편의점 브랜드도 이 흐름의 수혜를 직접 받고 있다. GS25는 이미 700개 이상, CU는 3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며 "도시적 생활 방식"의 상징으로 중산층 소비자들의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

 

★  편집부 평가

베트남 노동사회부(MOLISA) 기준으로 중산층이 3년 만에 두 배가 됐다는 것은 단순한 인구 통계 변화가 아니다. 베트남 소비 시장의 질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세계은행의 2026년 7월 상중위 소득국 공식 승격이 이 흐름을 국제적으로 확인해 줬다. 2030년 노동사회부 예측대로 중산층 비중이 더 높아진다면 베트남은 동남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프리미엄 소비 시장이 된다. 지금이 이 시장에 자리를 잡는 진입 시기가 될 수 있다.


 출처: 베트남 노동사회부(MOLISA) "중산층 2023년 13%→2026년 26%" 공식 보고서 · 베트남뉴스·VietnamPlus "Rising middle class wealth management" (2024) · 세계은행 "Vietnam upper-middle-income reclassification GNI per capita $4,970 threshold $4,636 effective July 1, 2026" · Vietnam Briefing "Middle Class Reshaping Consumer Spending Sep 2026" · McKinsey "New Faces of Vietnamese Consumer: consuming class $11/day 2021 기준 40%" (참고) · Cimigo 2026 "Price to value shift 47% quality-first" · NielsenIQ Tet 2026 "72% online 26% cutting unnecessary spend" · GS25·CU Vietnam 공식 매장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