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비싼 술이 더 많이 들어온다 - 베트남 수입 주류 51% 급증
주류세 올렸는데 1~8월 수입 주류 5,670만 달러·+51%·와인 금액 +40% 증가
베트남 정부가 2026년 1월부터 술에 붙는 세금을 올렸다. 그런데 수입 주류가 오히려 더 많이 들어왔다. 큐앤미가 베트남 관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1~8월 베트남 주류 수입 총액이 5,670만 달러(한화 약 754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51% 급증했다. 이 숫자를 액면 그대로 읽으면 틀린다. 51% 금액 증가가 51% 소비 증가를 뜻하지 않는다. 와인 수입 금액이 40% 올랐지만 실제 수량 증가는 9%에 그쳤다. 더 많은 병이 들어온 것이 아니라 더 비싼 병이 들어온 것이다. 세금이 올라도 베트남 소비자들이 더 좋은 술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다.
① 세금이 올랐는데 왜 수입이 늘었는가 - 특별소비세법의 역설
2025년 6월 14일 베트남 국회가 특별소비세법 제66/2025/QH15호를 통과시켰다.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도수 20% 이상 주류와 맥주에 붙는 세금이 65%에서 단계적으로 올라 2031년에 90%가 된다. 와인(도수 20% 미만)은 35%에서 2026년에 50%로 오른 뒤 2030년에 70%로 올라간다. 세금이 오르면 수입 주류 소비가 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실제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이유가 있다. 세금 인상 전 선제 수입이 일어났다. 수입업자들이 2026년 1월 시행 이전에 재고를 미리 쌓아두려 했다. 그리고 베트남 소비자들이 세금이 올라가면 더 싼 술보다 더 좋은 술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어차피 비쌀 거라면 좋은 것을 마시겠다"는 심리다. 이것이 프리미엄 소비 역설이다. 세금이 올라 가격이 오르는데 저가 수입주가 아니라 고가 와인·위스키 수요가 늘어났다.
② 카테고리별 분석 - 와인·위스키·맥주 각각의 이야기
와인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카테고리다. 수입 와인이 베트남 전체 와인 시장의 75%를 차지한다. 금액 기준 40% 성장이지만 수량 기준 9% 성장이다. 1병당 평균 수입 단가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고가 보르도·부르고뉴·이탈리아 와인 수요가 늘고 있다. 하노이·호찌민시 고급 레스토랑·와인 바 수요와 기업 선물 수요가 동시에 늘었다. 유럽연합-베트남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유럽산 와인 관세가 매년 줄어들고 있어 2030년에는 0이 된다. 세금이 오르지만 관세가 내려가는 상쇄 효과가 있다.
위스키가 가장 역동적인 프리미엄 시장이다. 2024년 위스키 시장이 3억5,880만 달러(한화 약 4,774억 원)에 달한다. 영국 스카치·일본 위스키·미국 버번이 3대 수입 원산지다. 연간 수입액이 3,000만~4,000만 달러 수준이다. 호찌민시·하노이의 고급 위스키 바와 클럽이 늘면서 위스키가 "성공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흥미롭게도 베트남 최초의 자체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베드디(Ve De Di)"도 등장했다. 위스키가 더 이상 순수 수입품이 아닌 시대가 열린 것이다. 맥주 시장은 45억 달러(한화 약 6조 원)로 단연 가장 크다. 사베코(사이공 맥주·타이거)가 점유율 55%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프리미엄 맥주(개당 5달러 이상)가 전체 맥주 매출의 35%를 차지하며 2020년 28%에서 올랐다.
③ 한국 주류 브랜드에게 어떤 기회가 있는가
한국산 음료·주류의 베트남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세이크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의 베트남 음료·주류·식초 수출액이 2026년 8월 341만8,000달러(한화 약 45억 원)를 기록했다. 7월 196만6,000달러에서 한 달 만에 74% 급증했다. 소주가 가장 앞서 있다. 참이슬·처음처럼·진로가 한인 마트를 넘어 베트남 편의점·슈퍼마켓·온라인 채널에 진출했다. 한국 드라마·영화에서 소주 마시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베트남 2030세대에게 "한국 분위기를 마시는 술"로 포지셔닝됐다.
막걸리도 가능성이 있다. 베트남 소비자들이 건강·천연 원료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낮은 도수·유산균·쌀 기반이라는 막걸리의 특성이 강점이 될 수 있다. 과일 막걸리(딸기·망고·복숭아 맛)가 베트남 젊은 여성 소비자들에게 잘 맞는 포지션이다. 한국 프리미엄 맥주도 기회가 있다. 하이트진로·오비맥주가 베트남에서 판매 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따라 한국산 맥주 관세가 2029년 0이 된다.
④ 세금·관세·자유무역협정 - 복잡하게 움직이는 시장 구조
베트남 수입 주류 시장은 세금·관세·자유무역협정이 동시에 작동한다. 특별소비세는 오르지만 유럽연합·호주·칠레·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회원국 원산지 제품의 수입 관세는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매년 내려간다. 유럽산 와인은 2030년 관세 0%·유럽산 맥주는 같은 해 관세 0%가 된다. 이 구조에서 가장 불리한 것은 자유무역협정이 없는 나라의 제품이다. 한국은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과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으로 관세 혜택을 받는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도 2022년 발효됐다. 한국 주류 브랜드들이 이 관세 혜택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 편집부 평가
세금이 오르면 소비가 준다는 공식이 베트남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더 비싼 술로 이동하는 프리미엄 소비 역설이 수입 주류에서도 확인됐다. 경제가 성장하고 중산층이 두꺼워질수록 이 흐름은 더 강해질 것이다. 한국 소주·막걸리·프리미엄 맥주가 "K-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자리잡을 기회가 지금 열리고 있다. 불닭볶음면이 문화로 들어갔듯 소주도 문화로 들어가고 있다.
출처: Q&Me/JeanCharlesSubstack "Vietnam alcohol import trend 2026: USD56.7M Jan-Aug +51% value; wine +40% value +9% volume gap reflects premiumisation or price mix shift; customs ≠ consumer sales" (2026.10.11) · WineIntelligence "imported wine 75% market share 2022 +38.24% 2023 +53.52% SCT 35%→50%→70%" · TheShiv "whisky Vietnam USD358.8M 2024 IMARC; USD30-40M imports UK Japan US Thailand; Ve De Di first local single malt" · VietnamSpot "SCT Law 66/2025/QH15 Jan 1 2026 spirits beer 65%→90% by 2031; wine 35%→50%→70% 2026-2030" · CEIC/Saike "Korea→Vietnam beverages spirits vinegar export USD3.418M Aug 2026 +74% MoM" · ZipDo/WifiTalents "beer market USD4.5B premium 35% revenue 2023 vs 28% 2020 Sabeco 55% share" · SourceofAsia "EVFTA wine tariff zero 2030 beer zero 2030 SCT separate" · CPTPP "Korea beer tariff zero 2029 VKFTA AKFTA beer spirits preferent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