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시 빈탄군의 한 편의점. 저녁 7시, 혼자 온 손님이 1인 도시락을 집어 들고 계산대로 향한다. 이런 장면이 베트남 도시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 국가통계청이 2024년 4월 실시한 중간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 베트남 전체 2,814만6,939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12.1%로 집계됐다. 341만 가구다. 2019년 인구조사(10.4%)보다 1.7%포인트 올랐다. 5년 만에 약 62만 가구가 늘었다. 전통적으로 대가족 문화를 이어온 베트남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이 새로운 소비 집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①  왜 혼자 사는가 - 인구 구조가 바뀌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에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첫째, 출산율 하락이다. 2024년 합계출산율이 여성 1인당 1.91명이다. 2019년 2.09명에서 더 내려갔다. 자녀 수가 줄면서 가구 규모 자체가 작아지고 있다. 둘째, 만혼·비혼 증가다. 2019년 인구조사 기준 초혼 연령이 남성 27.2세·여성 23.1세였다. 2024년 중간 조사에서 도시 여성 초혼 연령이 약 24.9세로 올랐다. 결혼 자체를 늦추거나 포기하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셋째, 도시화다.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한 젊은 노동자들이 가족 없이 혼자 도시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다. 도시 평균 가구원이 3.4명으로 농촌(3.7명)보다 작은 이유다.

흥미로운 역설이 있다. 2024년 전국 평균 가구원이 3.6명으로 2019년(3.5명)보다 약간 늘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평균이 줄어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올랐다. 이유는 2~4인 중간 규모 가구 비율이 2019년 대비 1.9%포인트 줄어든 대신 5인 이상 대가족과 1인 가구가 동시에 늘어났기 때문이다. 베트남 가구 구조가 양극화되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 대가족은 유지되고 새로운 솔로 가구가 생겨나며 중간이 줄어들고 있다.

 

②  솔로 소비자는 어떻게 다른가 - 소포장·혼밥·마이크로홈

씨미고·루빅탑 마케팅 리서치 2026 분석에 따르면 베트남 솔로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 가족 소비자와 구조적으로 다르다. 첫째, 소포장(마이크로 패키징) 수요가 폭발했다. 1인 가구는 대용량·가족팩을 살 이유가 없다. 2026년 1분기 베트남 식품·생활용품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소포장 라인을 확대했다. 비나밀크가 200밀리리터 소용량 우유를 새로 출시했고 마산컨슈머가 1인 조리용 소포장 조미료를 내놨다. "가족 팩"에서 "개인 가치"로 포장 전략이 바뀌고 있다.

둘째, 식품 배달(푸드 딜리버리) 의존도가 높다. 그랩푸드·쇼피푸드 등 식품 배달 플랫폼이 2025년 내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2026년 1분기 이 플랫폼들이 "솔로 다이닝" 전용 인터페이스를 도입했다. 기존 그룹 주문 중심에서 개인 맞춤 밀키트·1인 분량 바우처로 방향을 틀었다. 셋째, 편의점이 1인 가구의 주방이 됐다. 씨클(Circle K)·비나마트·패밀리마트가 도시락·1인 반찬·즉석 조리 코너를 확대하고 있다. 로레알베트남 최고경영자에 따르면 이미 베트남 전체 가구의 50% 이상이 온라인 쇼핑을 한다. 1인 가구는 이 비율이 더 높다.

 

③  마이크로홈·반려동물·솔로 여행 - 1인 경제의 세 가지 새 시장

부동산 시장에서 마이크로홈(25~40제곱미터) 수요가 가시화됐다. 호찌민시·하노이에서 25~40제곱미터 소형 아파트가 "임시 거처"가 아니라 "세련된 라이프스타일 선택"으로 마케팅되고 있다. 1인 가구 전용 아파트 단지가 처음으로 분양된 곳도 있다. 원룸 오피스텔 수요도 늘어 오피스텔 핑크북(소유권 증서) 법제화 논의(10.16 투데이 이슈 참조)와 연결된다. 월 임대료 500만~800만 동(약 26만~42만 원)짜리 소형 원룸이 도시 1인 가구의 기본 주거가 되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이 폭발했다. 유로모니터 2026년 6월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반려동물 케어 소매 시장이 도시 Z세대·밀레니얼의 "퍼베이비" 트렌드로 강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1인 가구가 반려동물을 가족 대신 또는 가족으로 여기는 문화가 확산됐다. 반려견 사료 시장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 성장률을 웃돌고 있다. 프리미엄 반려동물 사료·그루밍·동물 병원·반려동물 카페 생태계가 함께 성장한다. 솔로 여행도 새 시장이다. 씨미고 분석에서 1인 가구가 단체 여행보다 "나만의 여행"을 선호하는 비율이 높다. 혼자 가는 국내외 여행·1인 숙박·1인 체험 프로그램 수요가 늘고 있다.

 

④  한국 브랜드에게 어떤 기회가 있는가

베트남 1인 경제의 성장이 한국 브랜드들에게 직접적인 기회를 만든다. 첫째, 즉석식품·간편식이다. 한국의 간편식(HMR) 브랜드들이 베트남 1인 가구의 "빠르고 맛있는 한 끼" 수요에 맞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 불닭볶음면이 이미 이 시장에서 성공했다는 것이 증거다. 김치찌개·된장찌개·비빔밥 등 K-푸드 즉석식 라인의 베트남 맞춤 소포장이 기회다. 둘째, 반려동물 식품·용품이다. 한국 반려동물 시장은 베트남보다 10년 앞서 있다. 프리미엄 기능성 반려동물 식품·한국산 천연 간식이 베트남 도시 솔로 소비자에게 소구할 수 있다. 셋째, 소포장 뷰티·스킨케어다. 1인 가구 젊은 소비자는 다양한 제품을 소량 시도하고 싶어한다. 한국 K-뷰티의 "미니 사이즈" 전략이 베트남 솔로 소비자와 잘 맞는 포지션이다.

 

★  편집부 평가

12.1%는 아직 작은 숫자다. 그러나 방향이 뚜렷하다. 5년 만에 1.7%포인트 올랐다. 합계출산율 1.91명·도시 여성 초혼 연령 상승이라는 구조적 힘이 이 방향을 더 강하게 밀어줄 것이다. 베트남은 오랫동안 "가족 단위 소비"를 가정하는 시장이었다. 그 가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가족 팩에서 개인 가치로·공동 구매에서 개인 선택으로 전환되는 이 흐름이 다음 10년 베트남 소비재 시장의 가장 중요한 구조 변화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출처: NSO Vietnam "Results of the 2024 Mid-Term Population and Housing Census: 28,146,939 households; single-person 12.1% +1.7pp vs 2019; avg 3.6 persons urban 3.4 rural 3.7; 2-4 person 62.6% -1.9pp" (2024.04) · Vietnam.vn "Significant demographic changes: single-person 12.1% increase 1.7pp vs 2019 10.4%" · NSO Vietnam "2019 Census: 26,870,079 households single-person 10.4% avg 3.5 persons" (2019.04) · NSO Vietnam/Wikipedia "TFR 1.91 2024; first marriage age male 27.2 female 23.1 (2019); urban female 24.9 (2024 intercensal)" · Cimigo "Vietnam solo economy: rise in single-person households solo travel compact living pets single-portion meals" (2025) · Rubiktop "Rise of the Solo-Consumer Vietnam 2026: micro-packaging food delivery solo dining Q1 2026" · Euromonitor "Vietnam pet care retail strong growth 2026 urban Gen Z millennials furry baby" (Jun 2026) · L'Oreal Vietnam "50%+ Vietnamese households online shopping 2026" · VietnamBriefing "Vietnam e-commerce 2026 mature phase single-person flat share urbanisation"